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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이야기: 4번 찬양하라

이승원 보니파시오 0 2,586 2017.01.24 21:01

성가이야기: 4번 찬양하라


네안데르탈인과 가톨릭 성가 4번
 

 

이 곡은 하느님을 장엄하게 찬미하는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이다. 원래 독일어 제목은 ‘로베 덴 헤렌(Lobe den Herren)’인데 이는 “주님을 찬미하라”는 뜻으로, ‘라우다떼 도미눔’(Laudate Dominum)으로 시작하는 시편 103편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작곡자는 우리 성가 책에 나와 있는 대로 페터 조렌(Peter Sohren, 약 1630~1692)이다. 그는 베스트프로이센 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에블링이라는 곳에서 합창단원이자 오르간 주자로 활동했던 음악가다. 그는 이 성가를 1660년에 썼으며, 그 선율은 현재 독일 북부 국경 지역의 한 마을인 스트랄준트에서 1665년 발행된 「스트랄준트 성가집(Stralsund Gesangbuch)」 2판에 최초로 등장한다.

 

이 곡이 처음 나왔던 당시 가사는 다소 달랐다. “나의 님이시여, 당신의 얼굴을 온전히 숨기셨습니다”로 시작했다. 그런데 1680년경 캘빈파 개신교 성직자였던 요아킴 네안더(Joachim Neander, 1650~1680)가 새로이 가사를 쓰고, 이 선율을 약간 변형시키게 되는데 그렇게 해서 전해지는 것이 우리 「가톨릭 성가」 책에 수록된 4번 성가 ‘찬양하라’이다.

 

요아킴 네안더는 개신교 캘빈파의 목회자이며 시인이자 음악가였는데, 가문의 본래 성이 뉴만(Neumann)이었으나 할아버지가 당시 유행에 따라 그 성을 희랍어로 바꿔 네안더(Neander)가 됐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곳인 브레멘에서 신학을 공부하다가 하이델베르그와 프랑크루프트를 거쳐 1674년 뒤셀도르프에서 초등학교 라틴어 교사 겸 목사가 된다. 뒤셀도르프는 뒤셀 강이 라인 강과 만나는 곳에 있는 도시. 그는 뒤셀도르프 근교 뒤셀 강가의 계곡을 즐겨 산책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산책도 하고 종교 집회를 열기도 했던 이곳을 사람들은 ‘네안더의 계곡’(네안데르탈, Neanderthal)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 후에 이곳에 채석장 등이 들어서며 개발되던 중 1856년 인류 화석이 발견됐는데, 이 화석을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 ‘네안더 계곡’이라는 의미)이라 이름 짓게 된다. 오늘날 역사 교과서에서 배우는 이 ‘네안데르탈인’이라는 이름이 이 성가의 본래 작사가인 요아킴 네안더와 이렇게 연결돼 있는 것이다. 1679년 그는 다시 브레멘으로 이주해 성 마르티니 교회 부목사가 됐으나 이듬해 병을 얻어 심하게 앓다가 30년의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된다.

 

네안더가 즐겨 산책하던 뒤셀 강 계곡은 개발의 열풍이 불어 닥치면서 변화를 겪은 뒤 지금은 도로로 뒤덮여 옛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숲과 작은 폭포들, 동굴들이 어우러진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곳을 거닐면서 종종 아름다운 자연을 지어내신 하느님을 찬미하는 시를 짓기도 했는데, 그중 하나가 ‘로베 덴 헤렌’인 것이다. 이 선율은 워낙 유명해서 바흐가 칸타타 137번에서 이 곡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독일 지역에서 기원한 형태인 AAB형식, 즉 바르폼(Bar form)으로 이뤄져 있는 이 곡은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들아, 그분의 거룩하신 이름을 찬미하라”는 시편 103편의 찬미의 기도가 온전히 녹아들어 있는 곡이다.

[평화신문, 2016년 1월 31일, 이상철 신부(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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