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산책 구약] 여호수아기
“여호수아가 살아 있는 동안 내내 … 이스라엘은 주님을 섬겼다”
여호수아기는 판관기, 사무엘기, 열왕기와 함께 신명기계 역사서를 이루는 책입니다.
신명기의 주요 신학은 한 분이신 하느님만을 예배하되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한 곳에서만 예배해야 하며,
하느님께서 주신 땅에서 오래 살기 위해서는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호수아기에서 열왕기 전체에 이르는 역사는 이스라엘이 어떻게 가나안 땅을 차지하여 그곳에서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그 땅을 잃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교훈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그 땅을 되찾기 위하여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려는 목적에서 집필된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여호수아기는 전체가 24장으로 구성되었으며,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12장이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면,
13-24장은 그 땅을 열두 지파에게 분배하는 과정에 대해 서술합니다.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을 이끈 지도자인 여호수아는 매우 이상적인 지도자로 모세가 준 지침을 충실히 지킵니다.
이런 이상적인 지도자의 영도 아래 이스라엘 열두 지파는 일치단결하여 가나안 정복에 임합니다.
예리코 성읍을 점령하는 과정은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된 것이 그들의 능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 때문에 가능하였음을 고백하는 일종의 신앙 고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 성 공략의 실패와 아칸의 범죄를 언급하는 여호 7장은
하느님의 계명에 충실하지 않을 때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여호수아기의 저자는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차지하여 살게 된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께 충실하였기 때문임을 강조합니다.
그들 가운데 섞여 살아가는 이방인들의 존재에 대해서도 이상적인 설명을 제시합니다.
라합은 이상적인 이방인 개종자의 전형이 되었기에, 그리고 기브온족은 속임수를 써서 이스라엘과 계약을 맺었지만,
일단 맺어진 계약에 충실하려는 이스라엘 백성의 원의로 인하여 그들 가운데 섞여 살게 되었다고 진술합니다.
비록 여호수아기가 이스라엘의 정복 전쟁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승리를 가져다주신 분이 주님이심을 강조함으로써 이스라엘에게 땅을 주신 분은 하느님이시라고 고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이 땅에 대해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갖습니다.
그러나 그 권리는 이스라엘이 오직 하느님의 계약에 충실할 때에 한에서만 유효합니다.
이 땅에 대한 하느님의 주권을 강조하기 위해 땅의 분배 역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졌음을 강조합니다.
땅은 정복 과정에 공을 세운 순서대로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제비뽑기를 통해 분배됩니다.(14,2; 19,51 참조)
스켐 집회에서 여호수아는 이 모든 과정을 회고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만을 주님으로 섬길 것을 간절히 당부합니다.(여호 24장 참조)
이것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된 이스라엘의 이상적인 출발이라면 이어지는 시대에도
그들은 이런 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2014년 2월 9일 연중 제5주일 서울주보 4면, 최승정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서신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