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부활 대축일
“로마와 온 세상에”(Urbi et Orbi) 보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중앙 발코니)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을 축하합니다!
오늘 온 세상 교회는“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라고 외쳤던
첫 제자들의 놀라움으로 가득 찬 선포를 새롭게 합니다.
히브리 백성이 종살이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던 파스카의 옛 축제가 여기서 완성에 이르게 됩니다.
즉 당신의 부활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와 죽음의 종살이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셨고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여정을 우리에게 열어주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죄의 지배를 받을 때 선한 길을 잃게 되고, 길 잃은 양떼처럼 잘못된 길을 가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목자이신 하느님께서 친히 우리를 찾으러 오셨고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의 굴욕스러운 죽음에 이르기까지 당신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이렇게 선포할 수 있습니다.
“착한 목자, 당신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셨네. 당신 양 떼를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셨네. 알렐루야!”
(로마 미사경본, 부활4주일, 영성체송).
시대를 거쳐오면서, 부활하신 목자께서는
세상의 광야에서 길 잃은 당신의 형제들인 우리를 지치지 않고 찾아 주십니다.
수난의 표징들 - 당신의 자비 넘치는 사랑의 상처들 - 을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길, 그 생명의 길로 이끄십니다.
오늘도 그분은 당신 어깨 위에 다양한 형태로 악에 짓눌린 수많은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짊어지십니다.
부활하신 목자께서는 고독과 소외의 미로 속에서 길 잃은 사람을 찾아 나섭니다.
존경과 애정으로 그들에게 다가서는 형제자매들을 통해 그들을 만나러 가십니다.
그 사람들에게 하느님과의 우정을 일깨워주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비인간적인 노동, 불법 무역, 착취와 차별, 심각한 종속관계와 같은 옛 종살이와
새 종살이의 희생이 된 이들의 짐을 짊어지십니다.
착취 때문에 즐거움을 박탈당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짐을 짊어지십니다.
그리고 가정 폭력 때문에 마음에 상처 입은 이들의 짐을 짊어지십니다.
부활하신 목자께서는 전쟁과 테러, 기아와 독재 정권 때문에
자신의 조국을 떠나야 했던 이들의 길동무가 되어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이 난민들에게 함께 걸어가는 여정에서 빵과 희망을 나누어 주시기 위해
모든 곳에서 형제들을 만나게 해주십니다.
현대인들의 복잡하고 때때로 극적인 사건들 속에서,
부활하신 주님께서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의 발걸음을 인도해주시고,
국가의 책임자들에게 분쟁의 확산을 피하고 무기 거래를 중지할 용기를 주시기 바랍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특히 라틴아메리카에서,
간혹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정치적 · 사회적 긴장 속에서도
사회의 공동선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노력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권리를 완전히 존중하는 가운데, 민주주의 제도의 발전과 강화를 위하여,
논쟁에 유용한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고 부패의 참상에 맞선 투쟁을 인내하면서,
대화의 다리를 건설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착한 목자께서 아직도 유혈 분쟁으로 비탄에 빠진 우크라이나를 도와 주시어,
일치를 되찾게 해주시고, 분쟁의 결과에 고통받는 이들의 상황을 완화시키려는
시도에 동반해주시기 바랍니다.
유럽 대륙을 당신 축복으로 가득 채워주시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특별히 많은 일자리의 부족,
무엇보다 청년 실업으로 위기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시기를 빕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금년에 우리는 각 종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모두 함께 부활절을 거행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선포가 지상 곳곳에서 한 목소리로 울려 퍼집니다.
“주님께서는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되살아나셨습니다!”
죄와 죽음의 어둠을 이기신 그분께서 우리의 나날에 평화를 주시기 바랍니다.
부활을 축하합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탈리아와 여러 나라에서부터 이곳에 온 여러분 모두에게,
그리고 다양한 방송매체를 통하여 연결되어 있는 이들에게도 저의 부활인사를 드립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부활 선포가 여러분의 가정과 여러분의 공동체의 희망을,
특히 교회와 인류의 미래인 새 세대의 희망을 소생시켜 주기를 바랍니다.
금년에도 네덜란드로부터 온 꽃을 봉헌 해주신 분들과,
꽃을 장식해 주신 분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매일 부활하신 주님의 현존을 느끼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선사하신 기쁨과 희망을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라건대, 저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부활을 축하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출처 : 바티칸방송 한국어판]